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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2025년 11월 25일 새벽,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70년 가까운 연기 인생을 마감한 그의 마지막 말은 지난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였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겸손한 수상 소감이 그의 마지막 공식 인사가 되었습니다.

빈소 안내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에 마련되었으며, 조문은 오후 2시부터 받습니다. 발인은 11월 27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입니다. 상주로는 아내 최희정 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연예계의 깊은 애도

"제 인생의 참 스승" - 정보석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장인과 사위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정보석은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라며 추모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 선생님의 한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라고 적으며 고인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습니다. "많은 것을 이루심에 축하드리고 아직 못하신 것을 두고 떠나심에 안타깝습니다. 부디 가시는 곳에서 더 평안하시고 더 즐거우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라는 말로 고인을 떠나보냈습니다.

"인생 최고의 영광" - 배정남

지난해 KBS 드라마 '개소리'에서 함께 연기했던 배정남은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추모했습니다.

"저희 모두가 신세 많이 지고" - 박은혜

MBC 사극 '이산'에서 함께 연기했던 박은혜는 고인의 마지막 수상 소감 영상을 공유하며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시청자 입장으로도 작품 안에서 온 국민에게 희망도 주시고, 즐거움도 주셨던 선생님께 저희 모두가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따뜻한 미소가 그립다" - 권민아

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는 "오래 전이지만 촬영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연기에 대한 칭찬도 해주시고, 저를 귀엽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며 고인의 따뜻한 성품을 회상했습니다.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그때의 저에게는 더 열심히 한 계기가 돼 주셨습니다. 따뜻한 미소가 많이 그립습니다"라고 그리움을 표현했습니다.

"100세 넘게 활동하실 줄 알았다" - 테이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테이는 이날 생방송 중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본인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있겠다고 하셔서 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대한민국 영화·방송·연극계의 큰 형님 - 한지일

배우 한지일은 고인을 "대한민국 영화·방송·연극계의 큰 형님"이라고 회상하며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베푸셨던 분"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특히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이순재 대선배, 생활연극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주시고 70~80명의 회식장소에 함께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이 납니다"라며 고인의 후배 사랑을 증언했습니다.

방송 중 추모 - 김영철

방송인 김영철은 SBS 파워FM에서 "정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오늘 새벽 국민 배우 이순재 선생님이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배우님의 영면은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너무 슬픕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정치인들의 추모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생님께서는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 소망'이라 말씀하시며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진정한 연기자의 길을 실천해 오셨습니다"라며 고인의 열정을 기렸습니다. "평생을 무대와 카메라 앞에서 보내시며 연기의 품격과 배우의 자세가 무엇인지 보여주신 선생님의 발걸음은 우리 국민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의 추모사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전현직 이사장들은 추모의 글을 통해 "참으로 깊은 슬픔과 그리움의 마음을 담아, 존경하는 배우 이순재 이사장님께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 한국 방송과 연극계를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서, 선생님은 당신의 삶 전체를 연기에 바치셨고, 그 열정은 세대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1971년 5월 선생님께서는 최불암 선생님, 고 최정훈 선생님 등 많은 동료들과 함께 한국방송연기자협회를 설립하여 배우들의 인권신장과 방송 예술의 발전을 위해 1대, 2대, 11대 이사장으로 헌신, 봉사하셨습니다"라며 고인의 공헌을 기렸습니다.

배우로서의 철학과 자세

생전 고인은 연기를 "연구 없이는 도달할 수 없는 창조 행위"라고 정의했습니다. "연기는 창조성입니다. 작품보다 못하는 연기가 있고, 작품과 비슷한 연기가 있고, 작품을 올려주는 연기가 있습니다. 대사만 잘 외운다고 연기가 되는 건 아닙니다"라는 그의 말은 후배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단호했습니다. "배우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역할이 바뀝니다. 주연에서 조연, 혹은 아버지나 어른 역할로 내려가는 걸 받아들일 수 있어야 길게 갑니다. 이미지가 좋은 작품만 고르려고 하면 결국 배우로서의 확장이 멈춥니다. 연기는 20대부터 비우고 받아들여야 발전합니다"라는 충고를 남겼습니다.

마지막까지 지킨 배우의 책임감

고인은 2008년 모친상을 당한 뒤에도 연극 '라이프 인 더 씨어터'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공연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2011년 한 배우의 드라마 중도 하차가 논란이 되자 "어떤 이유에서든지 현장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 우리의 조건"이라며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여 많은 연예계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누리꾼들의 추모

각종 SNS에서는 "학창시절 '하이킥'을 보고 자랐는데 선생님이 별세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배우님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좋은 연기를 많이 봐서 즐거웠습니다" 등 전 국민적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 소망

고인은 생전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하며 진정한 배우의 길을 실천했습니다.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게 마지막 모습이었지만, 그는 그 순간까지도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기억될 국민배우

'대배우' '국민배우'로 통했지만 젊은 세대에서도 인기를 누린 드문 원로배우였던 이순재. 그는 단순히 오래 활동한 배우가 아니라, 한평생을 연기에 바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인 진정한 예술가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연기자로서의 업적뿐 아니라, 후배 배우들에게 연기의 길과 인생의 진심을 가르치신 스승으로서의 모습도 선생님이 남기신 큰 유산입니다. 선생님의 삶은 단지 연기의 궤적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품격과 따뜻함을 가진 어른의 전형이었습니다"

마치며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인의 마지막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이순재 배우님께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결같은 열정으로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섰던 그 모습을, 후배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가르쳤던 그 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 조문: 11월 25일 오후 2시부터 발인: 11월 27일 오전 6시 20분 장지: 이천 에덴낙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선생님, 정말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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